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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질질 시간을 끌어가는 전쟁에 군사들도 하나 둘 맥을 잃었다. 변방의 국가는 폭정으로 백성들의 고혈을 짜 군사력에만 자금을 쏟아 붓는 황제로 악명이 높았다. 산발로 머리를 풀어 헤치고 광기로 철퇴를 휘두르며 선두에서 병사들을 내리치는 그는 피에 미친 악귀 같았다. 베논이 검을 뽑아 그에게 달려들었다. 검과 철퇴가 맞붙으며 요란한 마찰음을 빚어냈다. 철퇴는 검보다 느리지만 그만큼 파괴력에 가중치를 둔 무기임을 알기에 베논은 쉽사리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열 합을 넘기도록 승부를 보지 못하니 상대도 베논도 점차 지쳐갔다. 황자님! 황자님! 후퇴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아군의 장수 중 누군가 베논을 애타게 부르짖는 소리가 들렸다. 베논은 말을 급히 뒤로 물려 상황을 살폈다. 열세였다. 베논이 팔을 휘저어 퇴각하라는 명령을 내리려 할 때 철퇴가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베논이 아차 싶어 급히 몸을 트는 순간 화살 하나가 날아와 정확히 황제의 목을 꿰뚫었다. 마치 누가 오랫동안 노렸던 것처럼 깔끔하게. 철퇴가 추진력을 얻지 못해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고 뒤이어 그의 몸뚱아리도 고꾸라졌다. 베논이 이를 놓치지 않고 심장에 깊숙이 칼을 찔러 넣었다.

 

황제가 명을 다하자 곳곳에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기 시작했다. 베논은 그의 목을 맞춘 화살을 살폈다. 화살깃이 유()나라의 것이 아니었다. 검은색으로 물들어 피가 아무리 튀더라도 표가 나지 않았어야 할 화살깃은 노란색과 검붉은 피로 섞여 있었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희는 반드시 만나야만 한다고.”

 

꿈에서만 듣던 목소리에 베논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번번이 그리워만 했던 그가 베논과 마주했다. 궁에서 보던 모습과 달리 머리를 깔끔하게 묶어 올린 모습이었다. 태양빛을 닮은 머리칼이 바람에 따라 물결쳤다.

The End

엠제이님

​후기

안녕하세요, 엠제이입니다. 스텔라비스의 합작 참여는 처음이네요. 합작 열어주신 주최자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정성들여 썼으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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